기독논단 > 본 보 주 필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침 한 번 맞읍시다
김형태 박사(전 한남대학교 총장)
 
편집부   기사입력  2023/09/06 [14:11]

▲ 김형태 박사(전 한남대학교 총장)     ©편집국

담이 결릴 때 한의원에 가면 온돌 찜질과 등짝에 침을 놓아준다. 침 한 방 맞는 것이 치료법이다(一針). 우리 인격을 수양하여 높고, 깊고, 넓은 인품을 만들기 위해서도 옛 선인(先人)들의 일침(충고)이 필요하다. 침은 따끔한 자극을 주어 피가 돌고 호르몬이 분비되고 신경이 연결되어 흐르게 만드는 것이리라. 그러면 옛날 학자들과 지혜자들에게 침 한 방 놔 달라고 간청해보자.

 

당나라의 문장가인 한유(韓愈)는 글 쓰는 비법을 이렇게 가르쳤다. “풍부하나 한 마디도 남기지 않고/간략하되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는다”(豊而不餘一言/約而不失一辭). 한 글자만 더하거나 빼도 와르르 무너질 수밖에 없는 말을 하고 글을 쓰라는 말이다. 정곡(正鵠)을 찌르는 말, 골수를 찌르는 날센 검 같은 말(히4:12)을 하라니 이게 어디 그냥 될 수 있나. 일평생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경지 아니겠는가? 말은 간결해도 담긴 뜻은 깊어야 한다. 말이 쉬워도 그 속의 뜻은 어려워야 한다. 예수님의 설교나 부처의 설법, 공자나 맹자와 제자들의 대담이 바로 그러하다. 쉬운데 어렵다. 열 길 물속같이 심오하다.

 

이식(李植)이 자기 아들에게 보낸 편지가 이러하다. “근래 고요한 중에 깊이 생각해보니 몸을 지녀 세상을 사는 데는 다른 방법이 없다. 천금(千金)의 재물은 흙으로 돌아가고, 삼공(三公)의 벼슬도 종놈과 한 가지다. 몸 안의 물건만 나의 소유일뿐. 몸 밖의 것은 머리칼 하나까지도 군더더기일 뿐이다. 모든 일은 애초에 이해(利害)를 따지지 않고 바른길(正道)을 따라 행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실패해도 후회하는 마음이 없다(名分은 남아있다). 이것이 이른바 순순히 바름(正)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만약 이해를 꼼꼼히 따지고, 계교를 절묘하게 적중시켜 얻으면 속으로는 부끄러움을 면치 못하고, 실패하면 후회를 못 견딜 것이다. 그때 가서 무슨 낯으로 남에게 변명하겠느냐?”

 

남이 알고 있는 내가 있고, 내가 알고 있는 내가 있으며 하나님(神)이 알고 있는 내가 있다(Coram Deo). 남의 평판도 중요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내가 더 정확하고 더 중요하다(自覺, 自認, 自信).

 

그런데 제일 중요한 건 겉과 속, 원인과 결과, 동기와 과정과 결과를 모두 알고 있는 하나님의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 스스로 떳떳하면 힘이 생긴다. 하나님에게 인정받으면 천하에 두려울게 없다. 하나님이 나를 위하는데 누가 나를 어쩌겠는가?(天下無敵).

 

이의현(李宜顯)도 후세 인들에게 대단한 충고를 남겼다. “재물은 썩은 흙(분토/糞土)이요, 관직은 더러운 냄새(취부/炊腐)다. 君子의 입장에서 보자면 말할 것조차 못 된다. 온 세상이 어지럽게 온 힘을 다해 이것들을 구하니 슬퍼할 만하다. 탐욕스럽고 더러운 방법으로 갑작스럽게 부자가 되거나 바쁘게 내달려 출세하여 건너뛰어 높은 자리에 오른 자는 모두 오래 못가서 몸이 죽거나 자손이 요절하고 만다. 절대로 편안하게 이를 누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창조주(하나님)가 분수 밖의 복을 가볍게 주지 않음이 이와 같다. 구구하게 얻은 것으로 크게 잃은 것과 맞바꿀수 있겠는가? 이는 아주 사소한 것일 뿐인데도 보답하고 베풀어줌이 이처럼 어김이 없다. 하물며 흉악한 짓을 멋대로 하고 독한 짓을 마구 해서 착한 사람들을 풀 베듯 해놓고 스스로 통쾌하게 여기는 자라면 마침내 어찌 죽임을 당하는 일이 없겠는가? 하늘의 이치는 신명스러워 두려워할 만하다.”

 

이런 선현의 말을 들을 때 간담이 서늘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화인(火印) 맞아 양심이 마비된 사람이나 불의, 불법을 습관적으로 저지르다보면 이것이 옳은지, 그른지 선한 일인지 악한 일인지의 판별 기준이 망가져버리고 그렇게 되면 도저히 염치도 없고 수치(부끄러움)도 없다. 그렇게 되면 대책이 없다. 하나님이 직접 다룰 수밖에 없다.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만 믿고 세상을 농단하던 자들의 말로는 늘 비참했다. 國民을 신나게 만들어달라고 뽑아 놓은 자들이 자기도 안 들어가고 남도 못 들어가게 하는 문지방 테러를 일삼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섶을 지고 불로 들어가는 모습이 불쌍할 뿐이다. 경제적으로는 세계 6위인 나라가 행복도는 27위인 이유는 소위 정치하는 사람들이 국민들에게 해코지를 계속해대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기독타임즈 ⓒ무단전재 공유언론사, 협력교회 및 기관 외 재배포 금지

대전충청지역 대표 기독교주간신문사 기독타임즈(kdtimes@hanmail.net)

운영이사장=안승철 감독 ㅣ사장= 장원옥 목사 ㅣ 편집국장=오종영 목사 ㅣ 본부장 이승주 기자 ㅣ 충청본부장=임명락 기자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3/09/06 [14:11]  최종편집: ⓒ kidoktimes.co.kr
 
  • 도배방지 이미지

가장 많이 읽은 기사
[제70회 남부연회 1] ‘회복하고 부흥하는 남부연회’ 제70회 기감 남부연회 힐탑교회에서 성대한 개막 / 오종영
주님의 지상명령과 약속 (마태복음 28:16-20) 179호 / 오종영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 구순 생일 맞아 간소한 축하의 시간 가져 / 오종영
한밭제일장로교회 장로, 안수집사, 권사 임직감사예배 통해 새 일꾼 세워 / 오종영
봉쇄수도원에 입소하는 갈보리교회 강문호 목사 / 오종영
“권순웅 목사, 다양한 분야의 총회 섬김의 경험 통해 부총회장 후보의 길 준비하겠다” / 오종영
기독교대한감리회 제70회 남부연회 2일차 사무처리 및 전도우수교회 시상하고 성료 / 오종영 기자
그리스도인의 세 가지 정체성 (갈 2:20) 90호 / 편집국
특별기고)영지주의란 무엇인가(3) / 오종영
하나님의 말씀을 왜 지켜야 하는가? (신명기 4:1-14) 197호 / 편집부